불교의 예참(禮懺)은 부처님과 보살의 명호를 부르고 예배하면서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고, 공덕을 발원하는 의례이다. 그 가운데 대예참·관음예참·지장예참은 한국불교에서 널리 행해지는 대표적인 예참 의식이다. 한국불교에서 대예참, 관음, 지장예참을 염송하는 스님은 영월 흥원사(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백덕산)에 주석하는 보륜(강암)대종사이다.
대예참은 특정 한 분의 부처님이나 보살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부처님과 보살 및 역대 성현께 예배하며 참회하는 종합적인 예참 의례이다. 예참의 목적은 삼업의 죄업을 참회하고 선업과 공덕을 닦음이며, 시방 삼세의 제불·보살 및 여러 성현께 귀의 → 참회 → 예배 → 찬탄 → 발원 → 회향의 순서로 진행된다. 대예참은 의례의 규모가 크고 내용이 포괄적이어서 사찰의 큰 법회나 특별기도 때 많이 활용되는데 개인의 참회뿐 아니라 조상·영가의 천도, 국태민안, 중생의 안녕 등을 함께 발원하는 불교 예참의 종합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관음예참(觀音禮懺)은 관세음보살을 중심으로 예배하고 참회하는 의례이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고통과 소리를 살피고 구제하는 대자대비의 보살로 신앙되어 왔다. 관음예참의 중심 신앙은 관세음보살이며, 핵심 내용은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염송하고 예배하며 자신의 업장을 참회하는 것이다.
주요 발원은 재난 소멸, 병고와 고난에서의 구제, 가족의 평안, 마음의 안정 등이다. 대표적인 염송은 '나무 관세음보살'이다. 사상적 의미는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본받아 자신도 다른 중생을 돕는 자비행을 실천한다는 데 있다. 관음예참은 단순히 복을 비는 의식이라기보다, 관세음보살의 자비행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참회하고 자비심을 키우는 수행이라고 볼 수 있다.
지장예참(地藏禮懺)은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하는 예참 의례이다. 지장보살은 특히 지옥 중생을 비롯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로 신앙되며, 한국에서는 조상과 영가의 천도와도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심 신앙은 지장보살이며, 핵심 내용은 지장보살께 예배하고 자신의 죄업과 조상의 업장을 참회하는 것이 주요 발원인데, 영가천도, 조상 추모, 업장소멸, 지옥고의 해탈,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대표적인 경전은 《지장보살본원경》이며 대표적인 염송은 '나무 지장보살'이다. 한국불교에서는 49재·천도재·우란분절·백중기도 등과 결합하여 지장신앙과 예참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참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복을 받기 위해 절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몸으로는 예배하고, 입으로는 참회하고, 마음으로는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며, 마지막에는 그 공덕을 모든 중생에게 회향(廻向)하는 수행이다.
그래서 예참의 기본 정신은 예배로 교만을 낮추고, 참회로 업장을 씻으며, 발원으로 삶의 방향을 세우고, 회향으로 그 공덕을 모든 중생에게 돌리는 수행인 것이다.
세 가지 예참에 담긴 불교사상
불교의 예참은 단순히 부처님과 보살에게 절하며 복을 기원하는 의례가 아니다. 예배와 참회를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잘못된 행위를 참회하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세우는 실천적 수행이다. 특히 대예참·관음예참·지장예참은 각각의 신앙적 특징을 지니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참회와 자비, 원력과 회향이라는 불교의 핵심 정신으로 귀결된다.
대예참은 여러 부처님과 보살에게 예배하고 자신의 신·구·의 삼업을 두루 참회하는 종합적인 예참이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데 그치지 않고, 삼보에 귀의하여 자신의 삶을 새롭게 하고자 하는 수행이다. 따라서 대예참은 참회의 수행을 상징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수행의 길이 시작된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의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관음예참은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중심으로 한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고통스러운 소리를 듣고 그 고통을 덜어주는 자비의 상징이다. 따라서 관음예참은 단순히 관세음보살에게 도움을 청하는 의례가 아니라, 나 자신도 고통받는 이웃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비를 실천하겠다는 서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관음예참은 자비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지장예참은 지장보살의 크나큰 원력에 의지하여 참회하고 중생의 구제를 발원하는 의례이다. 특히 지장보살은 고통받는 중생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구제하겠다는 대원력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므로 지장예참은 자신의 업장 소멸만을 기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조상과 영가를 비롯한 모든 중생의 해탈과 안녕을 함께 발원하고 회향하는 수행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장예참은 원력과 중생구제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세 가지 예참은 서로 다른 대상과 의례적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신은 하나로 통한다. 대예참이 참회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면, 관음예참은 자비를 통해 타인의 고통을 함께하게 하고, 지장예참은 원력을 통해 끝까지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실천의지를 일깨운다.
그러므로 예참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만의 복덕을 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비심을 일으키며, 큰 원력을 세우고, 그 공덕을 일체중생에게 회향하는 데 있다. 대예참은 참회이고, 관음예참은 자비이며, 지장예참은 원력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정신이 하나로 합쳐질 때 예참은 단순한 의례를 넘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불교적 수행이 된다.
글·사진=보검스님 ㅣ 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