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만다라 명상, 마음의 중심을 찾아가는 성스러운 원

만다라(Mandala)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성스러운 원’을 뜻한다. 본질을 의미하는 ‘만달(Mandal)’과 소유를 뜻하는 ‘라(la)’가 결합된 말로, 명상을 통해 우주의 핵심과 합일하고자 하는 깨달음의 안내도라고 할 수 있다.

만다라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원형의 상징이다. 우주의 본질이 담긴 둥근 바퀴이자, 인간 내면의 질서와 조화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이해된다. 인도와 티베트, 네팔 지역에서 특히 활발하게 전승됐지만, 그 특징적 형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된다.

한국의 전통문양에서도 만다라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연꽃문양과 단청 문양 등에는 원형의 질서와 조화가 담겨 있다. 멕시코 고대문명의 달력이나 기독교 문화권의 성화와 장식에서도 만다라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그림들이 존재한다. 이는 만다라가 인류의 오래된 종교적 상징 가운데 하나임을 보여준다.

불교, 특히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한 것을 만다라라고 한다. 둥근 수레바퀴, 곧 원륜(圓輪)을 이루듯 모든 법을 원만히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티베트 만다라는 원과 사각형을 기본 구조로 삼아, 자기 삶의 중심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또한 영원성과 역동성을 함께 암시한다. 비록 2차원의 도형이지만, 그 안에는 다차원의 시간과 공간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Karl Jung, 1875~1961)은 무의식을 분석하는 데 많은 관심을 두었다. 그는 분석 과정에서 만다라와 같은 문양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또 그 문양들이 조화를 이루어 갈수록 내담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며, 만다라의 분석과 활용을 연구했다.

융 자신도 만다라 그림을 그리며 내적 균형을 잡아갔다고 한다. 그는 만다라를 의식과 무의식이 통합되는 과정, 곧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중요한 과정으로 보았다. 융에 따르면 만다라는 모든 인간에게 각인된 원형이며, 통일체의 상징이다. 정신적 성장의 과정에서 꿈이나 그림의 형태로 즉흥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상징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만다라 명상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혼자만의 공간을 정해 들어간다. 초보자의 경우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초를 켜고 명상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차분한 분위기의 음악을 듣다 보면 긴장됐던 몸이 서서히 이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명상에 들어가기 전,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도안을 정한다. 처음에는 만다라 문양을 보고 자신이 칠하고 싶은 도안을 선택해 색연필로 칠하면 된다. 직접 만다라를 그려도 좋지만, 초보자에게는 색을 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된다.

색칠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단어나 생각은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이 기록들은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떤 색을 선택했는지, 어떤 감정이 떠올랐는지, 어떤 생각이 반복됐는지를 살펴보면 내면의 흐름을 조금씩 알아차릴 수 있다.

만다라를 칠하다 보면 격앙되거나 어수선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잠시 바깥 세계와 거리를 두고,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만다라에 색을 칠하는 동안 외부 세계에서 비롯된 불안이 완화되고,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 시간에 몰입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문제들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만다라 명상은 나를 위로하고, 나를 돌보는 체험의 시간이 된다.

원형의 패턴을 그리거나 색칠하는 만다라 활동은 심리치료와 명상에서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내면의 통합과 치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수행이자 마음 돌봄의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 만다라 명상은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한 색 한 색을 채워가는 동안 흩어진 마음은 모이고, 어지러운 생각은 조금씩 가라앉는다. 그 원 안에서 우리는 다시 마음의 중심을 만난다.



혜현스님 ㅣ 경남취재본부장 hh@wbm-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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