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성발·진신사리 모신 도심 속 보배도량, 대구 보궁사

콘크리트 숲에 피어난 자비의 법향…참나를 비추는 수행처

대구 보궁사 주지 법성스님이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에게 법문을 설하고 있다. 사진=WBM-TV

삭막한 도시의 소음이 멈추고 마음 속 평화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 보궁사(주지 법성스님)다.

도심 속 빌딩 6층에 자리한 보궁사는 부처님의 성발과 진신사리를 친견하며 일상의 번뇌를 씻어내는 영성(靈性)의 오아시스다. 부처님의 소박한 삶을 상징하는 머리카락과 깨달음의 결정체인 사리가 공존하는 이곳은 현대인들에게 ‘지금 이 자리가 바로 극락’임을 설법하는 도심 속 적멸보궁이다.

대구 서구 비산동 서대구신협 건물 6층에 위치한 보궁사는 도심 포교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사부대중의 신행 활동과 마음 치유를 위한 근본 도량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바깥세상의 번잡함과는 단절된 장엄한 정토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이 사찰의 가장 큰 특징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성발(聖髮, 머리카락)과 진신사리를 동시에 봉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발은 부처님께서 태자 시절 출가를 결심하며 스스로 깎아 내린 무소유와 청정 수행의 상징이다. 또한 함께 모셔진 진신사리는 부처님의 깨달음과 무량한 자비가 응축된 결정체로, 보궁사는 이를 통해 도심 속에서도 부처님의 실재(實在)를 느끼며 신심을 증장할 수 있는 ‘보배로운 궁전’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경전 ‘증일아함경’에서는 “부처님의 사리를 공양하는 것은 부처님 생존 시에 공양하는 것과 같아 그 복덕이 무량하다”고 설하고 있다. 보궁사가 도심 빌딩 내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불자가 발길을 잇는 이유는 이처럼 희귀한 성물을 친견하며 올리는 간절한 기도가 번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정서적 지지와 영적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보궁사는 단순히 유물을 모신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체계적인 불교 교육과 명상 프로그램, 그리고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정기 법회를 통해 ‘생활 불교’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치유하는 명상 수행은 젊은 층과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산중 불교의 거리감을 좁히는 혁신적인 포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또한 보궁사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다. 도심 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민들에게 문턱 낮은 휴식처를 제공하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는 등 ‘자비의 사회화’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밤이면 빌딩 사이로 새어 나오는 보궁사의 불빛은 마치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등대와 같다. 이곳에서 부처님의 성스러운 흔적을 마주한 이들은 각자의 삶이라는 수행처로 돌아가 자비와 지혜의 씨앗을 퍼뜨리는 ‘도심 속 부처’로 거듭나고 있다.



이유정 ㅣ 대구보도부장 lyj@wbm-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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