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입불 시도…11월 진행 예정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입불(立佛) 시도가 오는 11월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 불상은 신라시대에 조각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3.2m, 폭 1.4m의 거대한 마애불이다.

1,300년 가까이 산중 암벽에 새겨져 내려오던 이 마애부처님은 과거 지진 등의 영향으로 얼굴이 땅으로 향한 채 쓰러진 상태로 방치돼 왔다.

조계종은 이번 입불 불사를 ‘우리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공덕의 자리’로 의미 부여하며, 문화재 보존과 신앙적 가치를 동시에 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 남산 일대는 신라시대 불교문화의 보고로, 수많은 마애불·석조사찰 유적이 산재해 있다.

특히 열암곡 계곡에 위치한 이 마애부처님은 경주 남산의 여러 마애불 가운데서도 규모와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발생한 지진과 잦은 풍화 작용으로 얼굴 부위가 암반에서 분리되다시피 기울어져, 그 본래 형태를 잃어가고 있었다.

입불이란 쓰러지거나 기울어진 불상을 원래 자세로 바로 세우는 불교 의례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는 “이 불사(佛事)는 단순한 문화재 복원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불사”라고 설명했다.

불사 추진위원회는 지난 수개월간 전문가 자문, 현장 안전 진단, 기둥 및 지지대 설계 등을 거쳤고, 오는 가을부터는 구체적인 이전·시공 계획을 확정짓는다.

입불 작업은 고대 암벽상의 조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현장에는 구조공학·보존과학·지질학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유압 잭과 특수 지지대 설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또한 주변 산사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계곡 상단에 배수로를 정비하고, 작업 기간에는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주시와 문화재청은 이번 입불 불사를 지역사회 활성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불사가 완료된 후에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현장 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변 순례길 정비 및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문화관광 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경주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남산 일대가 다시금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미술사 전공 교수는 “열암곡 마애부처님은 신라 후기 마애불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입불을 통해 원형에 가깝게 복원되면 한국 불교조각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 평가했다.

반면, 보존과학자는 “복원 과정에서 원석 표면이 미세하게라도 손상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 입불(立佛) 불사는 우리 모두에게 큰 공덕이 될 것”이라며, “참여 신도와 시민 모두가 마음을 모아 안전하고 원만하게 불사를 이루어 내자”고 호소했다.

지역 사찰과 신도회도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불사 기금에 보탤 예정이며, 불사 기간 동안 자원봉사자들이 현장 안내와 주변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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