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국일암에서 1669년 상량문 발견…국내 '最古 인법당' 입증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명법스님이 국일암 인법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법당임을 입증하는 상량문을 공개하고 있다.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해인사 국일암 인법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법당임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돼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일암 감원 명법 스님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국일암 인법당 해체복원 공사 중 ‘강희8년(1669년)’이라고 쓰인 상량문과 ‘옹정12년(1734년)’이 쓰인 중창문, 묵서 등 중요 유물들 발견됐다.

명법 스님은 “350여 년 동안 원형 그대로 보존된 상량문과 중창기는 국일암의 역사를 증명하는 희귀한 사료”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상량문은 당시의 지형과 건축 구조, 그리고 조선 중기 불교계의 거장이자 벽암 문파의 시조인 벽암 각성(1575~1660) 선사의 주석처였다는 사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어 불교사, 건축사, 민속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상량문에는 ‘국일암(國一庵)’이라는 암자 이름이 벽암 각성 선사의 시호인 ‘국일도대선사’에서 유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화재로 소실된 후 제자들이 힘을 모아 중창했다는 기록과 함께 당시의 지형과 건축 환경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현재 인법당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상량문은 서사, 본사, 육위송, 결사, 첨사 등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가치를 지닌다.

명법 스님은 “현재 전해지는 사찰 상량문 중 이처럼 완전한 구성을 갖춘 것은 13점에 불과하며, 그중 18세기에 조성된 상량문이 발견된 건물들은 대부분 보물로 지정됐다”며, “연대와 내용 구성에서 이들 문화유산보다 앞서는 국일암 상량문은 그 자체로 문화유산적 가치를 충분히 갖는다”고 강조했다.

상량문 기록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도 확보됐다. 목재 연륜연대 조사 결과, 기둥, 보, 대공 등 주요 부재가 1669년에 벌채된 목재임이 확인된 것.

이는 상량문에 기록된 연대와 정확히 일치하며, 국일암 인법당이 17세기 건축 당시의 모습을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한편, 이처럼 명확한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경상남도의 문화유산 지정 절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도 문화유산위원회는 현장 조사 후 “수리 이후 지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명법 스님은 “대부분의 문화유산 지정은 해체 공사 없이 이루어지며, 해체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가치 인정 후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리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며, “해체와 수리가 끝난 후에 지정 가치를 검토하겠다는 경남도의 입장은 순서가 뒤바뀐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까지 국고 예산을 사용하지 않으면 환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생활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보수 공사를 진행하려면 조속한 지정 결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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