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검스님의 국제불교] 제21차 유엔 웨삭의 날 봉축 행사

탄생 성도 열반을 동시에 봉축하는 웨삭(Vesak)의 의미와 불기 연호 문제

지난 5월 29일 태국 방콕 유엔 에스캅 센터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제정 웨삭의 날 봉축행사에 초청받아 참석하였다. 앞줄 좌측 8번째가 필자(보검스님).

5월은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가 열리는 계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음력 4월 8일을 기준으로 한다. 그렇지만 동남아시아나 티베트권 불교에서는 날짜가 다를뿐 만 아니라 의미도 다르다고 해야 하겠다.

웨삭과 불기 연호에 대해서 참고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이런 이슈들이 적당히 넘어갔는데, 지금은 세상이 밝아져서 적당이란 것이 없다.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과 모른 것의 차이는 너무나 크다고 하겠다.

불교가 인도에서 생겨났지만, 지역 문화와 융합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불교는 중국불교 문화 영향권이다. 이른바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에 속한다. 상좌부나 티베트 불교 전승과 비교하면 너무나 차이가 있게 된다. 그렇다고 어느 전통이 우월하다는 또는 정통성이 일방적으로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유엔 웨삭의 날 봉축행사에 참석한 각국의 스님들

부디즘(Buddhism)은 인도에서 발생했지만, 전파되는 과정에서 지역 문화와 사상 체계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발전했으며, 특히 인도불교와 중국불교는 성격과 강조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인도불교는 수행과 해탈을 중심으로 한 출가 중심의 종교적 성격이 강하다. 초기 불교에서부터 개인의 깨달음과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았으며, 교리 역시 비교적 철학적이고 분석적인 성격이 강했다.

반면 중국불교는 인도에서 들어온 교리를 중국의 유교·도교 사상과 결합하면서 점차 현실 사회와 조화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형되었다.

또한 인도불교가 명상과 계율, 출가수행을 강조했다면, 중국불교는 재가 신앙의 비중이 커지고 대중적인 신앙 형태로 확산되었다. 특히 관음 신앙이나 정토신앙처럼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신앙 형태가 발달하여 구제와 자비의 측면이 더욱 강조되었다.

마지막으로 사상적으로도 차이가 나타나는데, 인도불교가 무아(無我)와 공(空)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중국불교는 이를 보다 실천적이고 생활 속에서 체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석하여 일상 윤리와 사회 질서 속에서 불교를 자리 잡게 했다.

각 나라 스님들이 참석하여 세계평화기원 찬팅(염불)을 하고 있다.

Buddhism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는데, 동남아시아 불교와 동아시아 불교는 역사적 전통과 교리 해석, 수행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동남아시아 불교는 주로 상좌부 불교(테라와다 불교) 전통을 기반으로 하며, 초기 불교의 교리를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보존한 특징이 있다. 이 지역에서는 개인의 계율 준수와 명상 수행, 출가 승려 중심의 종교 생활이 중요하게 여겨지며, 불교가 일상 윤리와 사회 규범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

반면 동아시아 불교는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대승불교 전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상 체계와 결합되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 한국, 중국 등으로 확산되며 종파가 다양하게 분화되었고, 자비와 보살 사상을 강조하면서 모든 중생의 구제를 중요한 목표로 삼게 되었다. 또한 의례, 기복 신앙, 재가 신도의 참여가 비교적 활발해지면서 종교가 보다 대중적이고 문화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

결과적으로 동남아시아 불교가 비교적 원형적이고 수행 중심의 성격이 강하다면, 동아시아 불교는 사상적 확장성과 문화적 융합을 통해 다양하고 포괄적인 신앙 체계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웨삭에 대해서 알아보자.

웨삭(Vesak)은 Buddhism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일 중 하나로, 석가모니의 탄생과 깨달음(성도), 그리고 열반을 함께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은 일반적으로 음력 4월 보름에 해당하며,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여러 불교 국가에서 국가적 또는 종교적 축제로 널리 기념된다.

웨삭은 단순한 축일이 아니라 부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세 사건을 동시에 기리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불교 신자들에게는 신앙과 수행을 되돌아보는 중요한 시간으로 여겨진다. 이날에는 사찰에서 예불과 기도, 명상, 공양이 이루어지고, 많은 신자들이 살생을 피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계율을 지키며 공덕을 쌓으려 노력한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등을 밝히거나 연등 행렬, 자선 활동 등을 통해 공동체 전체가 함께 축제를 즐기며,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와 평화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웨삭(Vesak)이 UN(United Nations)의 공식 기념일로 제정된 배경에는 불교 국가들의 지속적인 국제적 제안과 종교 간 이해 증진의 흐름이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스리랑카·태국·미얀마 등 여러 불교 국가들은 부처님의 탄생과 성도, 열반을 함께 기리는 웨삭의 의미가 특정 지역 종교를 넘어 인류 보편의 평화와 자비의 가치와 연결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는 웨삭을 국제사회가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로 지정해 줄 것을 유엔에 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이러한 요청을 바탕으로 유엔 총회는 1999년 결의를 통해 웨삭 데이를 국제 기념일로 승인하였으며, 이후 매년 유엔 본부에서도 웨삭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불교가 지닌 평화·자비·비폭력의 가치가 세계 시민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윤리적 자산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태국 나콘 빠톰 ‘붓다몬톤(부처님의 공원)’에서 세계평화 촛불 행진을 하고 있는 각 나라 대표 스님들과 재가 불자들

결과적으로 웨삭의 유엔 기념일 제정은 특정 종교의 행사를 넘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는 국제사회에서 상호 이해와 평화를 강조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되는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행사를 태국 불교에서 주관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웨삭과 같은 불교 전통에서 시간과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가 불기연호(Buddhist Era)이다.

불기 연호는 Buddhism의 시조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들어간 해를 기준점으로 삼아 연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불교 국가나 불교문화권에서 사용되는 독자적인 연대 체계이다. 일반적으로 서력기원(서기)과 달리, 부처님의 열반 연도를 1년으로 설정하여 그 이후의 해를 불기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서기 연도에 일정한 값을 더하여 불기 연도를 환산하는 방식이 사용되는데, 이는 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시간의 기준으로 삼아 종교적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등 일부 불교 국가에서는 공식 문서나 연도 표기에서 불기 연호가 함께 사용되며, 불교 문화의 지속성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불기 연호는 단순한 날짜 표기 체계를 넘어,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 공동체의 역사적 연속성을 드러내는 문화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글·사진=보검스님 ㅣ 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보검스님 ㅣ 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bg@wbm-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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