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검 스님 l 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불법(佛法)은 수승하고 위대하지만, 전법 포교하지 않으면 그대로 멈춘다.

불교의 생명은 전법(傳法)에 있다. 법맥을 전하는 전법식 같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인 법(진리)을 어떻게 전파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불교의 역사는 고타마 싯다르타가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의 금강보좌(金剛寶座)에서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하고 난 다음에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의 설법을 한데서 출발한다.

부처님은 성도한 다음에 자신이 깨달은 진리의 내용을 혼자만이 간직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진리를 세상에 펴려고 결심했다. 혼자 침묵하고 있었다면 불교란 종교는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최초로 설법을 했기 때문에 불교란 고등종교가 오늘날 존재하게 되었다. 부처님은 비로소 자신의 깨달음을 사회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불제자들은 어느 정도 수행을 하고 나면 불법을 펴는데 노력해야 함은 당연하다. 최초의 설법을 전법륜(轉法輪)이라고 한다.

보검 스님이 국제불교연맹(IBC) 사무총장 라마 롭장 스님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인도 뉴델리)


법륜(法輪)은 인도말인 산스크리트어(범어)로는 ‘다르마차크라’, 빨리어로는 ‘담마차카(dhammacakka)’라고 한다. 법 또는 진리의 바퀴란 의미 정도이다.

물론 인도에서 다른 종교들도 이 다르마차크라를 하나의 상징적 도구로 사용하지만, 불교만큼은 강렬하지는 않다.

현대에 와서는 법륜은 불교의 상징 마크가 됐다. 동아시아에서는 불교가 중국에 수용되면서 초기부터 현재까지 조각상과 비문의 장식으로 자주 사용되었다.

산스크리트어 명사 다르마는 어근 ‘지키다, 유지하다’에서 파생되었으며, ‘확립되거나 확고한 것’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베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전달자, 지지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역사적 베다 종교는 질서, 리듬, 규칙, 진실, 로고스(이성)로서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의 작동을 규제하고 조정하는 자연 질서의 원리란 의미가 강하다.

부처님이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의 설법을 하는 장면


불교에서 다르마 차크라는 초기 불교 시대부터 ‘부처님의 다르마’란 용어로 사용되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보편적 도덕 질서, 고타마 붓다 자신, 그리고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걷는 것을 나타내는 데 널리 사용되었다.

이 상징은 때때로 사성제, 팔정도, 연기와 연결된다. 불교 이전의 다르마차크라는 힌두교와 불교에서 아쉬 타망갈라(길조의 징조)중 하나로 여겨지며 종종 두 신앙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아쉬 타망갈라는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 등 여러 인도 종교에 등장하는 신성한 팔상(八吉祥)이다. 이러한 속성(또는 에너지적 특징)은 깨달은 정신 흐름의 자질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러한 깨달은 ‘자질’을 장식하는 요소이다.

인도 미술에서 발견되는 가장 오래된 인도 상징 중 하나로서 불교 왕 아소카 시대에 인더스 문명 이후, 인도 도상학의 첫 번째 생존 사례와 함께 나타났다.

인도 산치대탑 남쪽 면 서쪽 기둥에 묘사된 참배객과 다르마차크라


팔상(八相)은 원래 인도에서 왕의 서임식이나 대관식과 같은 의식에 사용되었다. 초기 상징에는 왕좌, 만자(卍), 손도장, 갈고리 매듭, 보석 항아리, 헌주(獻酒), 물고기 한 쌍, 뚜껑이 있는 사발 등이 포함되었다.

불교에서 이 팔상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직후 신들이 바친 공양을 상징하고 있다. 두 마리의 황금 물고기는 윤회에 빠질 위험 없이 두려움 없는 상태에 있는 모든 유정의 길조를 상징한다. 두 마리의 황금 물고기는 갠지스와 야무나 나디, 프라나(생명력), 잉어와 연결되어 있다.

두 마리의 물고기는 원래 인도의 두 주요 성스러운 강인 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을 나타냈다. 이 강들은 콧구멍에서 시작되어 호흡이나 프라나의 교대하는 리듬을 전달하는 달과 태양의 통로와 관련이 있다.

이 강들은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 전통에서 종교적 의미를 지니지만 기독교에서도 물고기의 상징, 오천 명을 먹이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아쉬 타망갈라 파라솔. 황금 물고기 한 쌍, 소라, 보물 항아리, 연꽃, 무한 매듭, 승리 깃발 및 바퀴


불교에서 물고기는 물속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며 행복을 상징한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종종 잉어의 형태로 그려지는데, 우아한 아름다움, 크기, 그리고 긴 수명 때문에 동양에서 신성시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첫 설법을 하셨을 때 ‘법의 바퀴’를 움직이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이는 《담마차카파바와타나 수따(Dhammacakkappavattana Sutta·轉法輪經)》에 설명되어 있다.

이 ‘바퀴가 돌아가는 것’은 뛰어난 인간에 의해 일어난 보편적 결과를 가져오는 위대하고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인도 라다크 리키르 사원에 있는 길조의 상징 황금 물고기 두 마리


불교는 이상적인 왕, 즉 차크라바르틴(바퀴를 돌리는 사람 또는 보편적 군주)라고 불리는 인도 신화속 개념에서 바퀴를 상징으로 채택했다. 이 왕은 라타나짜카(이상적인 바퀴)를 포함한 여러 신화적인 물건을 소유했다고 한다.

부처님은 최초의 설법에서 사제(四諦), 팔정도(八正道), 중도(中道)를 설명했다. 사제(사성제)는 ‘네 가지 높은 깨우침’ 또는 ‘4가지 고귀한 진리(Four Noble Truths)’라는 뜻인데, 고제(苦諦)·집제(集諦)·멸제(滅諦)·도제(道諦)의 4가지 진리 또는 깨우침을 의미한다. 흔히 이 네 가지를 간단히 고집멸도(苦集滅道)라고 부른다.

글·사진 = 보검 스님 ㅣ 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보검 스님이 인도에서 개최된 국제불교연맹(IBC)총회에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