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좌의 문장


모든 종교에는 가장 높은 자리에 앉는 분이 있다.

성좌(聖座)는 라틴어로 ‘상크타 세데스’라고 하며 로마의 주교인 교황의 착좌식에서 유래한 기독교 용어로 로마의 주교좌, 즉 성 베드로가 처음으로 앉았다고 전해지는 의자를 뜻한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새로운 교황이 즉위할 때마다 베드로의 권한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로 착좌식을 거행한다. ‘사도좌’, ‘거룩한 사도좌’, ‘교황좌’, ‘베드로좌’ 등으로도 부른다.

교회법 제361조에 따르면 “사도좌 또는 성좌라는 명칭은 교황뿐 아니라 국무원과 교황청의 기구들도 뜻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현재 교황청은 국제 관계에서 자신들을 가리키는 공식 명칭으로 세속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바티칸 시국보다는 종교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성좌를 선호하고 있다.

가톨릭의 최고 수장인 교황은 바티칸 시국(市國)의 국가원수이다. 교황(敎皇)은 로마 교구의 주교이자 가톨릭교회 전체의 영적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는 가톨릭 전승에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교회의 첫 수장으로 임명되어 천국의 열쇠를 부여받았다는 성 베드로의 정통 후계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 세계 14억 신자들이 있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은 세계적으로 정치적, 외교적으로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교황 레오 14세


로마 가톨릭교회 창시 이래 지금까지 2천 년 동안 총 266대 교황이 재위하였으며, 2025년 5월 8일 제267대 교황으로 레오 14세가 당선되었다. 그 해 5월 18일에 즉위식을 거행하였다.

교황의 직위를 가리켜 교황직(敎皇職)이라고 부르며, 교황이 통치하는 세속적 영역은 ‘성좌’(상크타 세데스) 또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가 순교한 로마에 세워진) ‘사도좌’로 불린다.

바티칸 시는 바티칸 언덕과 언덕 북쪽의 바티칸 평원을 포함하며, 총면적은 0.44km2에 인구는 수백 명에 불과한 극소 국가로서 면적으로 보나 인구로 보나 전세계의 주권 국가 중 가장 작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톨릭 성당인 성 베드로 대성당


동방정교회(東方正敎會, Eastern Orthodox Church)는 기독교 교단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교세가 큰 기독교 교단으로 약 2억 5천만 명 이상의 신자가 있다.

정교회는 (아나톨리아를 포함한) 그리스와 동유럽, 러시아, 캅카스, 근동의 역사와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교회 또는 보편되고 사도적인 정교회라고도 불린다. 동방 정교회에는 전통적 공교회주의를 따라 지역과 국가 간의 연합체 형태의 구조이며, 중요한 의결 사항은 공동회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린다.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주교가 모든 정교회 주교들 사이에서 ‘동등한 가운데 첫 번째’로 인정받아 공동회의 의장으로 있으며, 1054년 교회 대분열 이후 콘스탄티노폴리스 교회가 정교회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불교는 가톨릭이나 동방정교회처럼 세계적인 통일된 기구는 없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의 달라이 라마 법왕(法王)이나 태국의 상가라자(僧王)제도가 가톨릭의 교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역사적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재의 파워(power)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법왕: 달라이 라마 14세


그렇지만 교황과 쌍벽을 이루는 분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법왕이 아닐까 한다.

달라이 라마는 스스로를 1391년부터 전세(轉世)된 티베트 불교 겔룩파에 속하는 자들로,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이자 티베트 망명정부의 국가원수이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는 땐진 갸초로 1989년 노벨평화상과 루스벨트 자유상(1994), 세계안보평화상(1994) 등을 받았다.

포탈라궁은 중화인민공화국 티베트 자치구의 라싸에 위치한 건축물이다. 1959년 중국의 침략으로 14대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할 때까지 달라이 라마의 주요 거주지였다. 현재는 박물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포탈라궁


포탈라궁이라는 이름은 부처가 산다는 것으로 여겨진 티베트의 포탈라카 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며, 1645년에 5대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의 주요 현자들이 지목한 라싸와 주요 사원들 사이에 있는 명당에 포탈라궁을 지었다. 포탈라궁은 637년에 손챈감포가 지은 거대한 요새의 잔해 위에 세워졌다.

건물은 동서로 400m이고, 남북으로 350m의 규모이다. 벽들의 두께는 3m나 되고, 궁전의 최하단부의 벽은 그 두께가 무려 5m나 된다.

또한 궁전의 기단에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구리를 부어 보강하였다. 궁전은 모두 13층이며, 1000개가 넘는 방들이 있다.

1만 개가 넘는 작은 사원들이 안에 존재하며, 20만 개에 달하는 불상들이 있다.

인도 보드가야의 바즈라사나(금강보좌)


라싸의 붉은 산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계곡의 바닥에서 무려 300m나 되는 높이에서 그 기단부가 존재하여 마치 궁전이 사람을 압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라싸의 붉은 산, 즉 홍산에 있는 세 개의 봉우리는 티베트를 수호하는 3명의 성인들을 상징한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의 법좌(法座)는 인도 보드가야 대탑 보리수 아래 있는 금강보좌(바즈라사나, Vajrasana)에서 유래한다고 할 수 있다.

금강보좌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자리’이지, 어떤 세속적 권력의 상징으로서 권좌(權座)가 아니다.

글·사진 = 보검 스님 ㅣ 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