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신문 보도를 보고 돈이 자신의 것임을 알게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경찰 관계자가 신문을 확인하고 있다. 이후 경찰은 할아버지를 경찰서로 안내해 유실물 담당자와 함께 계좌 확인 및 입금 처리 절차를 진행했다. 사진=영광경찰서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한 중학생의 정직한 선택이 위기에 놓인 한 가정을 지켜냈다. 길에서 발견한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며 지역 사회를 감동시킨 것.
영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옥당중학교 2학년 김승현(15) 군은 영광읍의 한 건물 앞을 지나던 중 현금 160만 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발견했다.
순간 망설임도 있었지만, 김 군은 곧장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시 분실 신고를 접수하고 주인을 찾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며칠 뒤, 이 사건이 지역 언론에 소개되면서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졌다.
보도를 접한 묘량면의 한 노인이 “그 돈이 바로 내가 잃어버린 것”이라며 경찰서를 찾아온 것이다.
경찰은 인출 내역 등 증빙자료를 확인한 뒤 돈의 주인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인이 잃은 돈은 치매와 폐렴을 앓고 있는 아내의 치료비였다.
손가락 일부가 절단돼 생활에도 불편을 겪던 노인은 돈을 분실한 뒤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학생의 올곧은 양심과 언론의 힘이 그에게 다시 희망을 안겼다.
경찰 관계자는 “중학생의 선행이 언론 보도를 타고 확산되면서 결국 돈의 주인에게 돌아갔다”며 “정직과 공동체 정신이 함께 만든 따뜻한 사례”라고 말했다.
옥당중학교 2학년 김승현(15)군이 길에서 주은 160만 원을 경찰에 신고해 표창을 받고 있다. 사진=영광경찰서
김 군은 경찰서로부터 표창장을 받았지만, 정작 그의 가족은 “돈이 제자리를 찾은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오히려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노인 역시 “말로 다할 수 없는 은혜”라며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160만 원이 담긴 작은 봉투는 욕심이 아닌 양심을 만났고, 그 양심은 다시 언론을 거쳐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번 사건은 정직이라는 가치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