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담 스님 ㅣ 서울취재본부장

가을 햇살이 따스했던 9월의 어느 날, 우리는 청송교도소 교화 법회를 위해 길을 나섰다.

불전에 올릴 과일과 재소자들에게 드릴 떡과 바나나, 그리고 자매결연을 맺은 수용자들을 위한 작은 간식까지 미리 챙기니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아침 일찍 중화역에서 모인 일행은 거불스님을 비롯해 장윤정 전도사 님, 힐링센터 원장이자 전도사인 김민정 님, 배우 김민정 님까지, 함께 법회에 동참할 인연들이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길 위에서는 안부를 나누고 웃음꽃이 피었다.

그렇게 시간을 달려 만남의 장소인 청송 진보면 하늘공원의 한 식당에 도착, 세계불교교황청장이시자 대한불교전통조계종 종정이신 석능인 대승통님 및 혜륜 스님과 합류해 점심 공양을 마친 뒤, 우리는 법회 장소로 향했다.

법회 장소에는 많은 대중들이 모여 들었고, 삼귀의로 시작으로 법회가 열리게 되었다.

종정예하 석능인 대승통께서는 법문을 통해 믿음을 저버리지 말고, 분노의 업보에 대해 금과옥조를 내려주셨고, 이는 수용자들의 마음에 곱게 스며드는 듯했다.

이어진 시간은 예술과 신앙이 어우러진 특별한 순간이었다. 거불 스님과 배우 김민정 님의 영산재 시연이 그것이다.

김민정 님의 아름다운 춤사위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거불 스님의 나각에서 울려 퍼지는 웅장함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절로 열리게 만들었다.

여기에 징과 목탁 소리가 더해지자 염불성·바라의 울림과 춤사위는 더욱 장중하게 펼쳐졌다.

다시 이어진 김민정 님의 '홀로아리랑' 노래에 맞춘 연꽃 춤은 절정을 이루었고, 마지막 거불 스님의 사다라니로 삼보께 정성껏 공양을 올리며 법회의 장엄한 막이 내려왔다.

그날의 울림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재소자와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감동을 나누는 귀한 시간으로 남았다.

(왼쪽부터) 힐링센터 원장 겸 전도사 김민정 님, 곡담 스님(필자), 세계불교교황청장 겸 대한전통불교조계종 종정예하 석능인 대승통, 거불 스님, 혜륜 스님, 배우 김민정 님이 청송교도소 교화 법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회를 마친 뒤에는 교육장으로 자리를 옮겨 자매결연을 맺은 불자들과 함께 금강경 공부에 나섰다.

선현기청분 제이 부분을 중심으로 강의와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마음속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갔고, 나누는 대화 속에서 서로의 우애는 더욱 깊어졌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음속에는 감사가 가득했다. 늘 든든히 후원해 주시는 불자님들, 세계불교교황청장님을 비롯한 동참자들, 그리고 세계불교교황청 소속 모든 분들에게 절로 합장하게 된다.

"항상 함께 하고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마음이 평온하기를..."

이 법회는 단지 수용자들을 위한 종교 행사가 아니었다.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남은 울림처럼, 함께 나눈 시간은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게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소중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