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일간지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가 최근 한국에서 확산 중인 이른바 ‘힙불교(Hip Buddhism)’ 현상을 집중 조명하며, 그 사회적 의미를 분석했다.
전통 종교의 새로운 변신을 다룬 이번 보도는 한국불교계의 ‘젊은 세대와의 재접속’ 시도를 세계 무대에 알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한국의 불교 코어 미학, 일시적 유행인가 영적 각성인가(Is South Korea’s ‘Buddhistcore’ Aesthetic a Fad or a Spiritual Awakening?)>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어 5일자 뉴욕판 지면에서는 <한국 불교박람회, 젊은층 유치를 위한 신앙 브랜드 재정립>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열린 국제불교박람회를 중심으로, 행사장을 가득 메운 20~30대 관람객들의 열띤 반응을 소개했다.
젊은이들이 불상 열쇠고리와 ‘닥치고 명상해(Just Meditate)’ 등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은 종교행사라기보다 하나의 문화 축제와 같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러한 움직임을 “한국의 스님들이 젊은 세대에게 불교가 더 이상 구시대적이거나 산사 속에만 머무는 종교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또한 불교 문화 브랜드 ‘나는 절로’, 명상 카페 ‘비텐스’ 등을 예로 들며, 한국불교가 시대의 언어로 신행을 재해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에 인터뷰이로 참여한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대전대 교수)은 “현재의 ‘힙불교’ 열풍이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재미’와 ‘진지함’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전의 내용을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내고, 청년층이 불교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기적 인기보다 불교의 본질과 수행의 깊이를 함께 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도를 계기로 한국불교가 젊은 세대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전기를 맞았다고 평가한다.
외형적 ‘힙함’을 넘어, 불교가 지닌 사유와 수행의 본질이 젊은이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길을 찾는 것이 한국불교의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