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깊은 곳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템플스테이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열리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18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현대인들에게 템플스테이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기획한 ‘고요극장’이 CGV동대문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이 사찰까지 찾기 어려움을 해소하고, 대중문화 공간을 활용해 불교를 친근하게 소개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다.
고요극장은 일반적인 템플스테이와 달리 영화관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도심형 템플스테이’를 구현했다.
참가자들은 뽕잎차와 다식을 나누는 음식 명상부터 싱잉볼의 맑고 청아한 소리에 집중하는 소리 선명상을 체험하며 심신의 힐링 시간을 가졌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 상원스님은 “현대인들이 너무 바빠 산사까지 오시기 힘들다”며, “저희가 직접 찾아가 템플스테이의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고요극장의 하이라이트는 스님들과 참가자들이 고민을 나누는 즉문즉설 시간이었다.
객석에 앉은 직장인, 교사 등 참가자들은 복잡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번뇌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고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삶과 수행이 분리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며 일상 속에서 수행을 이어가는 지혜를 구했다.
이에 진각스님(내소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은 “이론과 현실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템플스테이에 오고 명상을 꾸준히 트레이닝 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선일스님(낙산사 템플스테이 연수원장)은 “내면을 돌아오는 훈련을 위해 자꾸 멈추고 호흡으로 내면을 돌아보라”는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의 첫 만남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오는 25일과 다음달 1일 CGV 동대문에서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2, 3회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중문화의 중심인 영화관을 수행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고요극장’이 현대인들에게 불교의 지혜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