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힙(Hip)한 불교'가 새로운 문화 코드로 급부상하며 불교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지만, 이것이 실제 출가자 증가라는 결실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종마저 지난해 신규 출가자가 100명을 넘기지 못하며 '출가 절벽'의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11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지난해 행자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사미계(남성 75명)와 사미니계(여성 24명)를 수지한 예비 스님은 총 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81명)에 비해 18명이 늘어난 수치이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00명'의 문턱은 끝내 넘지 못했다.
이로써 조계종의 연간 출가자 수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99명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로 떨어진 이래, 2022년 61명, 2023년 84명, 2024년 81명, 그리고 지난해 99명까지 5년 연속 세 자릿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미·사미니계를 받은 이들은 예비 스님 신분으로 4년간의 기본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비로소 정식 스님이 되는 구족계를 받을 수 있다.
과거 통계와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20년 전인 2005년만 해도 한 해 출가자는 319명에 달했으나, 2010년 무렵 200명대로 내려앉았고 2016년에는 157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00명대를 간신히 유지하다가 이제는 두 자릿수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출가자 급감 현상은 비단 조계종만의 문제는 아니다.
태고종은 10~20년 전과 비교하면 출가자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천태종 역시 교세 성장에 비해 출가자 수는 정체 상태라고 전했다.
불교계 안팎에서는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탈종교화 현상이 맞물린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계 곤란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한 출가가 적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유형의 출가가 거의 사라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승가 공동체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에 대한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출가자 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승가 교육, 포교, 사찰 운영 전반에 파생되는 문제를 야기한다"며 "과거처럼 찾아오는 출가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권선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계종은 출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엄숙주의를 깨기 위해 '힙한 출가' 다큐멘터리 제작, 출가 입문서 발간 등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월정사 등 일부 사찰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단기 출가학교' 프로그램을 전국의 교구 본사 중심으로 확대 운영하여, 일반인들이 출가 수행자의 삶을 미리 체험하고 발심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