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14대, 땐진 갸초) 존자가 세계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미국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첨단 미디어를 통한 글로벌 전법(傳法)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세속의 대중문화 한복판에서 불교의 핵심 가치인 '자비와 평화'의 메시지가 그 예술성과 대중성을 완벽하게 인정받은 쾌거다.
3일 그래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 존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코크 극장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사전 행사에서 '최우수 오디오북·내레이션·스토리텔링 레코딩'(Best Audio Book, Narration, and Storytelling Recording) 부문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종교적 가르침이 단순한 경전 독송을 넘어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최상의 오디오 예술 콘텐츠로 승화되었다는 점에서 교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그래미의 해당 부문은 전통적으로 미셸 오바마, 퀸시 존스 등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명사들이 주로 수상해 온 치열한 격전지다.
존자는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힘 있는 육성으로 인류가 직면한 갈등과 분노를 치유하고, 내면의 평화와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지혜를 설파한 오디오북으로 전 세계 청취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서구 언론과 음악 평론가들은 이번 수상을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의 목소리가 현대의 불안한 영혼들에게 건네는 가장 확실한 처방전"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존자가 90세에 이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뉴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MZ세대)에게까지 불교의 진리를 전파하는 '현대적 방편(方便)'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앞서 존자는 지난 2020년 자신의 85세 생일을 맞아 진언(만트라)과 명상 음악을 담은 데뷔 앨범 '내면의 세계(Inner World)'를 발매해 미국 빌보드 뉴에이지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그래미상 수상은 그 연장선상에서 불교의 가르침이 특정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전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대중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