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법등 꺼트릴 수 없다"…스리랑카 승가, 정법 수호 '사자후'

스리랑카의 정신적 지주인 승가가 현대 사회의 거센 변화와 도전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삼불교(Sambuddha Sasana)'와 민족의 문화유산을 수호하기 위한 거대한 법석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집회를 넘어, 혼란한 시대에 불교적 가치인 '정법'을 지키고 국가의 도덕적 나침반 역할을 자처하는 사부대중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

스리랑카의 '조국수호기구(Motherland Protection Organization)'는 20일 오후 2시(현지 시각), 수도 콜롬보 7구역에 위치한 '전스리랑카불교회의(ACBC)' 광장에서 작금의 불교 위기를 진단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마하 승가 콘퍼런스(Maha Sangha Conference)'를 봉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나란헨피타 아바야라마 사찰(Abhayarama Temple)의 주지이자 조국수호기구 의장인 무루테투웨 아난다(Muruththettuwe Ananda) 스님의 주도로 성사됐다.

아난다 스님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일부 정치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가, 심지어 일부 승려들에 의해 삼불교와 승가, 그리고 불교문화가 심각한 위협과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이번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ACBC와 긴밀히 협력하여 진행됐다. 1919년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ACBC는 스리랑카 불교도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교 교육 및 문화 복원을 이끌어온 상징적인 기관이다.

대회의 장소가 ACBC 앞이라는 점은 스리랑카 불교계 전체의 단결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기획을 주도한 아난다 스님은 스리랑카 역사에서 승가가 수행해온 '나라의 수호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1956년 반다라나이케 시대부터 국가지도자들은 승가의 조언과 축복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작금의 무분별한 불교 비하와 법 집행의 불공정함을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트린코말리에서 발생한 스님들에 대한 폭행 사건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는 등 차별적 대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승가 측의 주장이다.

불교 경전인 '아파리하니야 담마(Aparihaniya Dhamma, 쇠퇴하지 않는 법)'에 따르면, 부처님께서는 "전통을 존중하고, 승가를 예우하며, 대중이 화합하여 모일 때 그 사회는 쇠퇴하지 않고 번영한다"고 설하셨다.

이번 승가 대회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정법을 수호하고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비정치적 결사'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행사는 스리랑카 내 3개 종단의 마하 나야카(Mahanayake, 종정) 스님들과 수많은 사부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사회와 국가에 불교적 자비와 상생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승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정부가 '다사 라자 다르마(Dasa Raja Dharma, 10가지 성왕의 도)'에 입각해 나라를 다스릴 것을 촉구하며, 진정한 평화는 문화적 뿌리와 종교적 가치를 존중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난다 스님은 "승가는 누구의 편도 아니며, 오직 진리와 백성의 편에 서 있을 뿐"이라며 "이번 결사가 어두운 시대에 한 줄기 지혜의 빛이 되어 스리랑카의 정신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여운 있는 갈무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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