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넘어 성스러운 종교적 영역인 '설법'과 '의례'의 문턱을 넘어섰다.
무빙(無憑)의 데이터 속에 갈무리된 부처님의 가르침이 휴머노이드라는 물리적 실체를 얻어 사부대중과 직접 마주하는 '디지털 전법'의 새 지평이 열리고 있다.
일본 교토대학교 미래인간사회연구소(IFoHS)는 26일 인공지능 불교 휴머노이드 로봇인 '붓다로이드(Buddharoid)'를 개발하고 그 실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발은 교토대 구마가이 세이지(熊谷誠慈) 교수팀을 중심으로 테라버스(Teraverse), 엑스노바(XNOVA)와의 협업을 통해 성사됐다.
'붓다로이드'는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플랫폼 '유니트리 G1'을 기반으로, 'BuddhaBot-Plus' 대화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는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불교 경전을 해석하고 인간과 실시간 대화를 나누는 구조다.
특히 종교적 공간에 걸맞은 느린 걸음걸이와 상대를 향한 예배, 지극한 마음을 담은 합장(合掌) 동작을 수행하도록 훈련받아 시각적·물리적 실체감을 극대화했다.
이번 '붓다로이드'의 등장은 2019년 교토 코다이지(高台寺)에서 공개되었던 AI 관음상 '미네르바(Mindar)'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당시 미네르바가 고정된 위치에서 설법하는 데 그쳤다면, 붓다로이드는 휴머노이드 특유의 기동성과 신체 동기화 기술을 통해 신도들과 마주 보며 소통하는 '화신(化身)'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교토대는 전통적으로 '교토학파'의 본산으로서 불교 철학과 현대 과학의 융합을 탐구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구마가이 교수는 "기존 챗봇의 한계인 물리적 실재감 부족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통 지식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문화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교계에서는 이번 개발을 두고 '초목국토실유불성(草木國土悉有佛性, 무생물도 불성을 가질 수 있다)'이라는 대승불교의 오랜 화두를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붓다로이드가 수행하는 합장과 설법이 단순한 코드의 결과값인지, 아니면 중생 구제를 위한 현대적 방편(方便)인지에 대한 논의는 향후 종교계와 과학계에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진보가 고령화 사회의 포교 공백을 메우는 '디지털 보살'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혹은 종교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도전이 될지 사부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